음식

쌀에도 급이 있다. 맛 있는 쌀이 있다. 완전미란 무엇인가?

키로쿠 2020. 3. 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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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완전미라는 말을 아시나요?

저도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밥은 그저 배를 채우는 정도로만 생각했고 맛은 반찬으로 즐긴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식을 먹는 우리가 아이러니하게도 밥.. 즉 쌀 자체는 요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한정식 집을 가더라도 밥 자체의 맛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여러분 완전미라는 개념에 대해 아시는 분은 극히 드물거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완전미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듣는 경우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사실 제가 밥 자체가 요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반일운동이 시작되기 이전에 도쿄에 갔을 때였습니다.

도쿄 에비스에 있는 코메후쿠(米福) 라는 가게에서 밥을 먹고 나서였습니다.

 

쌀의 품종을 골라서 주문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쌀 품종 일람이 적혀있는 메뉴판을 주는데 우측 1번부터 좌측 5번까지 5종의 쌀이 적혀있고

좌측부터 단단하고 꼬들꼬들하면 우측으로 갈수록 부드럽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타입의 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밥을 고르고 난 후 오마카세 메뉴에서 요리를 고릅니다.

 

오마카세 메뉴

 

밥과 오마카세를 고르고 나면 요리들이 나오는데 요리들을 먹고 있고 있는 사이에 앞에선 우리가 고른 밥을 열심히 짓고 있습니다. 밥과 요리를 먹고 마무리로 오차라는 차가 나오는데 거기에 밥도 말아먹도록 하는데.. 사실 밥을 먹으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밥 자체가 요리가 될 수 있구나..!!" 제가 밥을.. 지금까지 살면서 지금까지 수천 공기를 먹었을 텐데 밥 자체가 요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때 느낀 것입니다.

 

밥이 요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맛 자체가 제가 살면서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먹어본 적이 없는 쌀의 맛이었습니다. 제가 동네 국밥집 밥만 먹었던 것이 아니고 90년대부터 전국의 호텔 식당과 뷔페를 다니고 수 없이 많은 고급 레스토랑 및 한정식 집을 다니며 외식을 했으나 맛본 적이 없는 밥맛이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가서 쌀을 보시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쌀은 그저 수확해서 도정을 거쳐 백미가 되면 맛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밥은 물 조절만 잘하면 맛이야 거기서 거기지 뭐~ 이게 이 밥집을 가기 바로 직전까지의 제 고정관념이었는데 이런 생각이 바뀌고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쌀의 맛이 왜 다를까?

그것은 바로 이 쌀들이 완전 미라는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그렇다면 완전미란 무엇일까요?

완전미란 지식백과의 설명에 의하면 일등미, 품종 고유의 특성을 갖춘 전체가 고른 쌀을 말합니다.

우수한 벼만을 엄선하여 기준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96% 이상의 완전립 비율이 되도록 가공한 쌀을 의미합니다.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제7조의 3 별침 - 쌀 등급의 기준입니다.

여기서 완전립이란 쌀의 외관 특성상 완전한 낟알 평균 길이의 3/4 이상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 중 분상질립, 피해립, 열손립을 제외한 온전한 쌀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완전미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명품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쌀보다 10% 이상 생산량 감소를 무릅써야 하며 원료벼의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저온저장시설을 이용하고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를 해야 하며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야 하고 우수한 가공시설에서 출하해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생긴 등숙이 제대로 안된 스펀지 쌀, 금이 간 쌀, 병충해 피해쌀 등 온전치 않은 모든 쌀을 걸러냅니다. 논의 칠흑 함량도 조절해야 하며, 수확 후에도 철저하게 관리 및 건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제가 그동안 먹었던 쌀들의 맛은 일본에서 먹었던 쌀과 왜 달랐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고 알아보았더니 우리나라 쌀은 혼합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습니다.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쌀을 혼합하는 것이 가능하고 대부분 2~3개 품종이 섞인다고 합니다.

RPC엔 여러 농가에서 재배한 다양한 품종의 쌀이 들어오는데 쌀을 받는 농가수가 많다 보니 관리가 어렵다고 합니다.

수입쌀과 국산 쌀을 섞는 경우도 있고 생산연도가 다른 쌀을 혼합하는 경우도 많았고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것도 비교적 최근인 2015년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생산량을 늘리려고 하다 보니 질소비료를 과하게 써서 쌀을 딱딱하게 만드는 단백질의 함량이 늘어나고 맛은 떨어진다고 합니다. 일본보다 질소비료를 2~3배나 더 쓴다고 하니.. 그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며 국민들의 해외여행 비율이 높아지면서 저처럼 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시장에서도 이러한 수요층을 타깃 삼아 고급화된 쌀을 많이 생산해 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일본 쌀 못지않은 쌀들이 많이 생겨났고 심지어 맛도 개인적으로 비슷하거나 더 괜찮다고 생각하는 쌀들이 있습니다.

 

국내에도 명품쌀이 존재한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국산 쌀은 조선향미인데요.

이 쌀은 제가 일본에 여행 가서 먹었던 그 어떤 쌀과도 대등하거나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기는 합니다. 그러나 밥 자체를 이제 요리라 생각하고 맛있게 드시려면 한번 사서 드셔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숟갈 들자마자..

 

지금까지 내가 왜 이렇게 매일 먹는 밥을 맛없는 걸 먹고 있었지?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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